레이스 장면들의 편집과 속도, 리듬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세요.
조 코신스키 감독과 여러 번 함께 작업해봤기 때문에, 그가 얼마나 디테일을 잘 잡아내는지, 그리고 이번 프로젝트처럼 엄청난 양의 촬영본 속에서 작업해야 할 때는,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편집 방식이 ‘레이어 방식’이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첫 번째 레이어는 대본 속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소재를 확보하는 거예요. 예를 들면, 배우의 얼굴이 특정 감정이나 지점을 통과하는 좋은 롱테이크를 선택하거나, 피트크루 대사를 뽑아 스케치하는 거죠. 조각가가 커다란 점토 덩어리를 다듬어가며 형태를 잡아가는 과정을 떠올리면 됩니다.
다만, 조각가는 그 미완성 덩어리를 남들한테 보여주지 않겠지만, 우리는 작업 도중에도 계속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아야 했어요. 과연 이해가 되는지, 방향이 맞는지를 체크하면서요. 프로듀서 중 한 명인 채드 오만은 와서 피드백을 주다가 스스로 멈추고 이렇게 말하곤 했어요. “그래, 알았어. 아직 레이어 작업 중이지.”
제가 늘 “조금만 참아주세요. 지금은 보이지 않아도, 나중에 그 단계에 가면 여러분이 원하던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나타날 거예요”라고 했기 때문에, 다들 그 말을 질리도록 들었을 거예요.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소니가 라스베이거스 발코니에서 케이트와 대화하는 장면은 대부분의 다른 신들에 비해 훨씬 느린 템포입니다.
모든 것의 기반에는 제가 작업하는 자료에 항상 반응한다는 점이 있어요. 그래서 정말 중요한 건 제가 다루고 있는 배우의 연기입니다.
때로는 장면을 조금씩 밀고 당기면서 다듬어야 할 때도 있지만, 결국 그 순간의 감정을 배우가 현장에서 포착하려 했던 진실에 충실하려는 거죠.
그 장면에서 어려웠던 점은, 감정을 드러내거나 연약해지는 데 어려움을 겪는 캐릭터가 있다는 거예요. 그는 인생에서 많은 트라우마를 겪었고, 그런 모습을 드러내는 게 편하지 않은 사람이에요. 테이크가 거듭될수록 그가 점점 더 마음을 열고 연약해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건 정말 멋진 경험이었고, 결국 그 순수한 연기가 완전히 느껴지는 순간에 도달했어요.
특히 한 테이크에서는 그의 연약함이 그대로 느껴졌고, 그가 털어놓는 후회와 그 감정을 듣는 상대방을 교차 편집하며 그 깊이를 관객이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죠. 후회를 인정하기 싫어하는 캐릭터였기에 더욱 의미가 컸습니다. 개인적으로 그 장면이 정말 감동적이었고, 관객들도 똑같이 느끼길 바랍니다.
편집 속도가 달라지는 건 컷 안에 담긴 내용, 배우의 연기 내용, 그리고 장면 자체의 내용과 관련이 있어요.
데일리를 보면서 느낀 건 이 장면이 매우 친밀하다는 점이라서, 정말 시간을 느리게 흘러가게 하면서 그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받게 해야 한다는 거예요.
분명 이야기의 흐름 측면에서 봐도, 이 장면은 아주 중요한 순간이에요. 왜냐하면 여기서 그가 전하는 이야기와 감정적인 연결이 없다면, 영화 후반부에서 그 이야기가 전개될 때도 관객이 감정적으로 공감하기 어려울 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