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너스: 죄인들>은 <크리드>, <블랙팬서>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최신작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에디터는 라이언 쿠글러 감독과 학교 시절부터 함께 한 마이클 쇼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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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과 같은 학교를 다녔었죠?
저는 어릴 때부터 늘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습니다. 저는 로드아일랜드의 프로비던스 출신인데, 거기서는 영화감독이 되는 게 흔한 길은 아니죠. 그래서 그냥 도전해 봤습니다. USC에 지원했고, 합격해서 영화학교에 들어갔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감독이 되기 위해 택하는 길처럼요. 사실 영화에 대해 아는 거라곤 배우와 감독뿐이니까요. 2학년이 되자 저는 연출 수업을 듣게 됐습니다.
학생 영화는 대부분 죽음이나 이별을 다루죠. 그게 그 나이대에 경험한 거의 유일한 갈등이니까요. 그런데 한 친구는 대사도 거의 없는, 하지만 마지막에 눈물이 날 정도로 훌륭한 단편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교실 뒤쪽에 앉아서 불려야만 대답하는 타입이었어요. 많은 편집자처럼 내향적인 성격이었죠. 그런데 제 안의 직감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 사람과는 꼭 얘기해 봐야 한다.” 그래서 다가가 말했어요. “나도 당신이 만드는 그런 작품을 만들고 싶어. 방법은 잘 모르겠지만, 꼭 함께 작업해 보고 싶어. 편집을 조금 할 줄은 알아.” 그렇게 시작해서 제작 디자인을 도와주기도 했고, 자연스럽게 그와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는 학교 단편영화에서 저를 편집자로 뽑았고, 이후 제작자들이나 스튜디오가 경험 없는 사람을 기용하는 걸 달가워하지 않을 때마다 끝까지 저와 다른 팀원들을 위해 싸워줬습니다. 제작자들이 그런 건 충분히 이해할 만한 일이죠. 저는 그걸 탓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들이 몰랐던 건 라이언과 그의 동료들이 맺은 관계가 얼마나 끈끈한지, 그리고 그가 늘 두려워하지 않고 결국 답을 찾아낼 사람들을 발견해 낸다는 점이었죠.
일을 할 때 우리는 모두 모르는 상태에서 출발합니다. 모든 해답을 아는 척할 수도 있고, 혹은 “나는 이 답을 모르지만 알아낼 거야. 제일 나은 방법을 찾을 거고, 미리 기대치에 얽매이지 않을 거야. 다 아는 척하지 않고, 주변 모든 사람에게서 배우고, 진짜 집단으로서 서로의 방식대로 빛날 수 있게 하겠다.”라고 말할 수도 있죠.
저는 라이언이 자신만의 영화 가족을 만들어왔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아이들까지 알고, 밖에서도 함께 어울리며 생일 선물도 챙겨줍니다. 정말 특별한 경험이고, 그 모든 시작은 영화학교였습니다. 라이언과의 관계, 그의 충성심, 인간으로서의 따뜻함, 그리고 우리가 모두 결국은 해낼 거라 믿어주는 그 신뢰가 지금까지도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뭔가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걸 몰랐던 시절에도 마찬가지였죠. 그저 최선을 다해 좋은 작업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려 했던 것뿐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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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가 밖에 나가 백인 “뮤지션”들과 대화하는 장면과, 동시에 주크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교차 편집한 부분을 이야기해보죠.
저희는 그걸 “페일 문 시퀀스”라고 불렀습니다. 메리가 밖에서 그들과 대화하는 장면 뒤에는 스모크가 새미에게 “마운트 바이유로 가라, 음악가는 되지 마라”라고 말하는 장면이 이어집니다. 사촌이지만 삼촌처럼 충고하는 순간이죠. 원래는 새미가 프랄린의 노래를 보고 있다가 누군가 “스모크가 널 찾는다”라고 부르고, 새미가 위층으로 올라가서 긴 대화를 나누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그 대화가 너무 길었어요. 영화에서 본격적으로 폭발 직전의 긴장감을 쌓아야 하는 지점인데, 흐름을 끊어버렸죠. 그래서 한때는 영화에서 통째로 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장면이 마이클의 최고의 감정 연기 중 하나라는 점이었어요. 주제에도 맞고, 새미의 여정을 보여주며, 이 세계가 얼마나 압박이 크고 가족조차 갈라놓는지를 드러내는 중요한 순간이었죠. 결국 “다시 살려야 한다. 어떻게든 편집 안에 녹여 넣자”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교차편집을 시도했죠.
저와 라이언이 편집실에서 해낸 최고의 작업 중 일부는 아무도 못 볼 겁니다. 다른 버전들이니까요. 예컨대 새미 아버지의 설교 장면과 기관총 난사 장면을 교차해 <대부>의 세례식/살인 교차 편집을 오마주하려 한 버전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영화에 없지만, 저희에겐 “어떻게 세 시간짜리 영화를 관객이 소화할 수 있는 형태로 압축할 수 있을까”라는 큰 수업이었죠.
메리/레믹 장면과 마운트 바이유 장면을 교차한 날은 정말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압박이 없었고, 라이언에게 “몇 시간만 줘. 몰입해서 자유롭게 해보고 싶다”라고 말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 순간에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오곤 합니다.
저는 종종 큰 장면부터 먼저 편집합니다. 중요한 순간이 살아 있으면, 거기에 이르는 길은 열 가지라도 만들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새미에게 “이런 건 우리에게 맡기고 넌 하지 마라”라는 대사를 두고, 곧바로 메리가 “넌 양쪽 다 털었잖아”라고 말하는 장면을 연결했죠. “하지 말라”는 가르침과 “실제로 하는 모습”을 맞물리게 한 겁니다.
또 “우리 아버지가 스택을 심하게 때렸다”라는 대사가 들려오는 순간, 화면에서는 스택이 미소 짓는 장면을 붙였습니다. 앞서 차 안에서 “네 아버지가 널 때렸니?” “응, 하지만 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라고 주고받은 대사와 겹치면서, 그의 가면 뒤 진짜 모습이 드러나는 느낌을 만들고 싶었죠.
최종 편집 과정에서 저희가 배운 건, 구조적 기대나 ‘이래야 한다’라는 규칙을 과감히 버리라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가장 잘 작동하는 건 뭐지? 어떤 감정을 주나?”라는 질문에 집중했어요. 그러려면 결국 시간을 들여 여러 번 보고,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아내야 합니다. 힘든 과정이었지만, 지금은 그게 큰 보람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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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자유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선 결국 실패할 자유도 있어야 하잖아요.
정말 중요한 지적이에요. 편집자에게 가장 무서운 순간은, 처음으로 완성된 장면을 누군가 앞에서 재생할 때예요. ‘이거 틀면 잘리는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죠.
저는 그 과정을 덜 두렵게 만들어준 몇 가지 큰 전환점들이 있었어요. 가장 단순한 건 균형 잡힌 생활이었죠. 잠 잘 자고, 운동하고,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와 불안의 75%는 사라집니다. 그냥 잘라내고, 던지고, 시도해 보고, 위험을 감수하는 겁니다.
편집자라면 자신이 좋은 테이크를 고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망칠까 봐 무섭다”라는 마음으로는 새로운 걸 발견할 수 없어요. 차라리 대사를 기준으로 랜덤하게 테이크를 늘어놓고, 통째로 돌려본 뒤 “이 컷은 괜찮네, 나머지는 별로다”라고 판단하는 게 낫습니다. 그러면 이미 재편집 단계로 들어가 있는 거고, 거기서부터는 탐구와 실험의 과정이 시작되니까 더 재미있어져요.
저와 라이언의 오랜 작업 관계가 그런 시도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이번이 제가 처음으로 라이언과 단독으로 호흡을 맞춘 영화였는데, 다행히 훌륭한 팀이 있었죠. 어시스턴트인 마이클 페이와 트래비스 캔티가 아이디어를 많이 보탰고, 라이언은 매일 다섯 가지 아이디어를 들고 들어왔습니다. 가끔은 좀 벅찼지만요. 그래서 “트래비스랑 마이클이 버전별로 조합해 보자”라고 했죠. 덕분에 압박이 덜했지만, 사실 모든 감독과 그렇게 자유로운 관계를 맺는 건 아닙니다.
라이언과 함께하면서 깨달은 건, 창작에는 역설(paradox)이 많다는 점이었어요. 마감이 다가오면 본능적으로 ‘빨리 끝내야 해’라고 생각하잖아요. 그게 마치 줄타기 같아요. 그런데 불안과 걱정이 쌓이면 줄이 점점 더 높아지는 겁니다. 차라리 한 시간이라도 차분하게 몰입하는 게, 네 시간 억지로 매달리는 것보다 훨씬 낫더라고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피드백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법입니다. 노트를 받으면 처음엔 마음이 상할 수밖에 없죠. 자신이 애정과 감정을 담아낸 작업이니까요. 하지만 잠시 뒤로 물러서서 ‘왜 이런 피드백을 받았을까? 이 노트 뒤에 있는 진짜 메시지는 뭘까?’를 파악하는 게 필요합니다.
결국 이건 “안다 vs 모른다”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자기 고집, 선입견, 불안을 내려놓고 “어떻게 하면 최고의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다 들어보자.”라는 태도로 임하는 거죠.
편집실 안은 늘 긴장감이 높습니다. 제작자가 바로 뒤에서 지켜보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순간을 받아들이고, 모든 걸 장애물이 아니라 기회로 받아들이는 게 가장 좋은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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