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과정에서 구조적인 변경은 있었나? 아니면 원래 스토리가 꽤 단선적이었나?
스토리 자체가 원래 꽤 단선적이었다. 단선적이고 많은 것들이 동시에 발생한다. 그러다 보니 거기선 이야기를 이리저리 섞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식스Six가 누군가 자기를 속이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또 대니Dani는 식스가 드라이브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여러 가지 일이 동시에 벌어지기 시작한다. 식스가 베를린으로 보내지는 대니Danny와 헤어지고 방콕에서 빠져나오려고 하는 동안 대니는 식스를 쫓기 위해 일을 진행시키기 시작하는데, 이 모든 게 기본적으로 동시에 일어난다.
다음에 뭘 보고 싶어 하는지에 따라 기본적으로 이 신들의 위치와 순서를 바꿀 수 있다. “피츠Fitz와 식스가 있는 신을 한동안 봤으니 이제 아마 다음은 저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는 게 좋겠는걸?” 하고 생각할 수 있다. 즉, 모두들 이것 다음에 어떤 게 오는 게 느낌이 더 좋은지에 대한 문제였다. 모든 건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일들이고, 이미 교차되도록 되어있는 것보다 더 교차 편집해서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 신들은 모두 하나의 전체로 보고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모든 게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편집적 기법이 있을까?
글쎄, 모든 상황에 쓸 수 있는 만능인 방법은 없다. 동시에 일어나는 일을 단선적인 방식으로 편집한다. 문제는 어떤 게 앞에 오고 어떤 게 뒤에 오냐의 문제다. 이런 식으로 연결할 때 여기에 동시성으로 부여할 수 있는 건 아마도 사운드일 터이다.
특히 앞에서 언급한 우물 신을 보자. 관객은 대니가 안나에게 해주는 그레이 맨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하지만, 보는 것은 식스가 탈출하기 위해서 파이프 폭탄을 만드는 모습이다. 이 둘은 동시에 일어나는 일인데, 비디오와 다른 오디오를 진행시킴으로써 동시성을 더욱 강화시킨다.
이런 점이 활자 매체에 비해 영화가 갖는 유리함이다. 활자 매체에서는 동시에 일어나는 일도 결국 한 번에 한 단어씩, 한 번에 한 문장씩 차례차례 읽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간은 동시에 듣고, 보고, 또 읽을 수 있다. 영화는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인간의 그런 점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