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이야기를 엮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세요. 편집실에서 시나리오에 쓰인 스토리라인을 바꿔야 하는 순간들이 있었나요?
YOON: 첫 번째 에피소드의 원래 구조는 대니의 이야기와 에이미의 이야기가 훨씬 따로 분리된 형태였습니다. 맨 나중에 가서야 서로 만나게 되었죠. 그대로도 아주 좋았습니다. 하지만 둘의 이야기가 서로 어떻게 엮이고 그들의 삶이 얼마나 동일한지 강조하기 위해서 편집 과정에서 이런저런 시도를 했고, 지금의 모습처럼 둘 사이를 훨씬 오가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둘 사이를 오가는 구조로 작업하면서 즐거웠던 점 중 하나는 대니의 이야기와 에이미의 이야기 사이에서 평행한 부분들을 계속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로라가 정말 멋지게 잘한 일 중 하나가 바로 비주얼적으로, 그리고 감정적으로 이를 강조해 주는 아름다운 매치 컷을 찾아낸 일입니다. 로라는 그런 멋진 작은 순간들을 모든 에피소드를 통틀어 잘해냈어요. 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두 인물을 서로의 관계 속에서 바라봐야 해요. 각 인물의 인생이 어떤지, 무엇에 집착하는지, 흠은 뭔지, 이런 것들을 서로의 관계 속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편집실에서 우리 에디터들과 쇼러너, 감독들이 함께 일하면서 이 점을 확실해졌습니다.
관객이 인물에 공감하도록 만들기 위해 어떤 도덕적 판단을 옆으로 미뤄둬야 했나요?
KIM: 어떤 인물이 나쁜 일을 하더라도 관객이 인물과 좀 더 동일시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대화를 나눴습니다. 8부에서 플래시 백이 나오는데 이를 통해서 인물들의 흠이 어떤 연유로 생긴 건지 알게 됩니다. 이런 점이 관객으로 하여금 그들을 좀 더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해줬어요. 폴이 집을 떠나 대학에 지원한다는 사실 때문에 힘들어하는 대니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러고나서 결국 대니가 폴의 대학 지원서를 버리는 걸 보게 되죠. 대니와 폴 모두에게 무척 가슴 아픈 순간입니다. 이 신은 9부에 나오는, 위에서 우리가 언급했던 그 신으로 이어집니다.
인물들이 문제가 있는 결정을 내리는 모습을 관객이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데 중요한 건 그들이 왜 그런 결정을 내리는지, 그리고 그들이 마음 속에선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지만 자기도 어쩔 수 없지 자꾸만 자신의 결점을 마주하게 되는 그런 순간들을 복합적으로 보여주는 겁니다. 그들은 그저 나쁜 일을 즐기는게 아닙니다. 자기도 어쩌지 못하는 깨지지 않는 악순환의 고리 속에 갇혀 있는 셈이죠.
FULLER: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저는 이 인물들을 응원하고 그들이 성공하길 바라는데, 그들은 그들이 하는 잘못된 선택 때문에 그러질 못하는 겁니다. 마치 자식과 부모 사이 같아요. 아이들이 잘못된 선택을 하는 걸 보면서 부모가 “왜 그러는거야?”하고 이해 못하죠. 그러면서 동시에 “그래도 널 사랑한다. 이 실수에서 너도 뭔가 배우길 바라"라고 합니다. 제가 인물들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이 그렇습니다. 편집 과정에서 무척 중요했던 건 바로 그런 진짜 실망스러운 순간들을 찾는 것, 그리고 인물들이 목적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을 때 그들의 리액션을 잡아내는 것이었습니다. |